평균 7~10발자국에 한 번 커피 쏟아
바쁜 출근시간에는 개운치 못한 머릿 속을 맑게 하기 위해 테이크-아웃(take out) 커피 잔을 들고 걷는 사람들을 길을 걸어가는 사람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미디어의 영향 때문에 한 손에 커피, 다른 한 손에는 서류 뭉치를 들고 바쁘게 걸어가는 사람들에게서는 왠지 모르게 고상하고 전문가다운 분위기마저 느껴진다.
그렇지만 실제로 커피 잔을 들고 길을 걸어보면 이런 행동이 고상한 일은 아니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몇 발자국 떼기도 전에 커피가 잔 밖으로 흘러 나와 손을 데거나 옷에 얼룩이 생기는 것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 산타바바라 캘리포니아대 기계공학자들은 왜 사람들은 커피를 흘리지 않고 걸을 수 없는지 이유를 밝혀내 주목받고 있다. 기계공학과의 로우슬린 크레체니코브 교수팀은 실험을 통해 사람들이 커피를 들고 걸을 때 평균 7~10발자국을 걸으면 커피를 흘린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더군다나 커피를 흘리지 않고 끝까지 걸을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는 것을 알았다.
궁금증을 느낀 연구진은 에스프레소를 담는 작은 미니 컵에서부터 카푸치노를 담는 큰 머그 컵까지, 다양한 크기의 컵에 담긴 액체의 고유 진동수를 계산해냈다. 그 결과 사람의 걸음걸이와 머그 컵 속에서 찰랑대는 커피의 고유 진동수가 딱 들어맞는다는 것을 확인했다.
고유 진동수가 같다는 것은 사람이 걷는 박자와 컵 속 커피가 출렁거리는 박자가 똑같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걸음 수가 늘어날수록 공명 현상에 의해 커피의 출렁거림은 더 심해진다는 것이다. 특히 컵의 반지름이 7cm, 컵의 높이가 10cm인 일반 머그 컵에서 이 같은 현상이 가장 심하게 일어났다. 문제는 갑자기 걷는 속도에 변화를 준다거나 방향을 바꾸면 일정하게 출렁거리던 커피에 카오스가 생겨 커피가 컵 밖으로 빠져나온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를 통해 연구진은 커피를 흘리지 않고 걷기 위한 3가지 팁을 제안했다.
첫 번째는 ‘천천히 걸어라’.
연구진은 걷는 속도가 빠를수록 발걸음의 진동수가 커피의 첨벙거리는 진동수에 가까워진다고 설명했다. 특히 출발을 갑자기 빠르게 하면 커피에 가속도 크게 생기므로 몇 발자국 못 가 커피를 쏟게 된다고 말했다.
두 번째는 ‘걸을 때 시선을 정면이나 발보다는 커피에 둬라’.
연구진은 커피에 시선을 두면 커피가 출렁거리는 순간 무의식적으로 손목의 방향을 바꿔 출렁거림을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은 ‘머그 잔에 커피를 가득 채우지 말아라’.
연구진은 머그잔 반지름의 8분의 1 정도는 채우지 말고 비어둘 것을 주문했다.
사람의 발걸음과 유체의 이동을 함께 분석한 크레체니코브 교수의 재미있는 연구 결과는 ‘피지컬 리뷰 레터 E’ 최근 호에 발표됐다.
출처 - 동아 김윤미 기자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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