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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기사

에스프레소 마시는 법 그리고 커피 메뉴 추천

by 커피투성이 2023. 7. 23.

불과 20년 전만 하더라도, 우리나라에서 에스프레소(Espresso)를 사약이나 원액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아직도 에스프레소 바 형태의 카페가 많아지고 핫플레이스라는 것이 적응하는 중이다.

 

 

우리나라가 커피 연간소비량으로 봤을 때 프랑스의 뒤를 이어 세계 2위라고 한다. 물론 아직은 인스턴트커피나 믹스커피, 캔커피도 많지만 인구 100만 명당 커피전문점 수가 2위인 일본보다 2배를 넘는 1300여개라고 하니 우리나라를 커피공화국이라고 부를만 한 수치이다.

 

그런데 정말 커피매니아 말고 에스프레소를 주문하는 경우가 얼마나 있을까? 본 고장인 이탈리아나 유럽에서는 카페(이탈리아에선 bar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바 테이블에 서서 가볍게 훌쩍 마시고 가는 손님들이 많지만, 우리나라는 테이크아웃이 아니면 보통 자리에 앉아서 오래 마시는 경우가 더 많다. 그렇게 봤을 때 에스프레소는 양이 적어서 오래 앉아 마시기 힘든 메뉴인건 분명하다.

이탈리아 카페
이탈리아 카페 바

20년 전만 하더라도 카페에서 에스프레소를 주문하는 경우는 크게 3가지로 나뉜다는 말이 있었다.

첫번째는 에스프레소가 뭔지 모르고 주문하는 사람. 메뉴판 가장 위에 있고, 가장 저렴한 메뉴니까 주문하는 케이스다. 이런 경우 바리스타가 친절하게 잘 설명을 해서 아메리카노나 카페라떼등으로 변경하게끔 안내해드렸다.

 

두 번째는 동종업계 스파이. 이 카페가 얼마나 커피를 잘 하는지 궁금해서 시켜보는 메뉴인 것이다. 가장 적나라하게 그 집의 커피맛과 바리스타의 능력 등(응대 멘트와 커피잔 온도와 셋팅 등)을 할 수 있는 방법중 하나였다.

 

마지막으로 진짜 에스프레소를 좋아해서 주문하는 사람. 정리해보면 에스프레소 주문하는 경우는 잘 모르거나, 잘 알거나 이 두 가지로 나뉜다.

 

 

그렇다면 에스프레소를 마시는 방법을 알아보자.

1. 에스프레소는 데미타세라고 부르는 작은 커피잔에 서빙된다. 이 잔은 가능하면 따뜻한(혹은 뜨거운) 상태로 유지되어 커피를 담는다.

2. 눈으로 커피를 감상한다. 에스프레소가 잘 추출되었다면 적갈색 크레마가 보일 것이다. 이것을 타이거벨트라고 하는데 원두의 지용성분이 에스프레소머신의 고온 고압으로 추출된 것이다. 이 크레마가 너무 많아도 좋지 않고 너무 적어도 좋지 않다. 휑~하게 구멍이 뚫린 상태도 좋지 않은 상태이니, 좋은 크레마를 먼저 눈으로 감상하자.

3. 잔을 잡고 (보통 에스프레소잔의 손잡이는 손가락이 들어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억지로 손가락 넣지 말 것!) 향을 감상하지. 와인처럼 잔을 살짝 돌려도 좋고 가볍게 향을 맡아도 좋다. 눈을 감고 향을 맡아보자. 나의 후각을 믿어보면 새로운 커피의 세계가 열릴지도 모른다.

4. 드디어 맛을 볼 차례이다. 전문가들은 슬러핑(slurping)이라고 불리는 소량의 커피를 들숨과 함께 흡입하는 방법을 이용하곤 한다. 이 방식은 그냥 마시는것보다 순간적으로 빨아들임으로 커피의 플레이버를 더 세밀하게 느낄 수 있다.

 

에스프레소
에스프레소

 

여기까지가 가장 기본적인 에스프레소를 마시는 방법이다. 글로 적으니 뭔가 복잡해보이지만 막상 실천하면 짧은 시간에 하는 직관적인 단순한 방법이다. 눈, 코, 입의 순서로 에스프레소를 맛을 보게되면 내 앞에 있는 이 커피가 나와 잘 맞아서 맛있을 수 있고, 혹은 두 번은 마시기 어렵거나, 무언가 좀 아쉬운 맛이 있을 수 있다. 이럴땐 어떻게 해야할까?

 

에스프레소를 커스터마이징 하는 가장 단순한 방법은 2가지 이다.

첫 번째는 설탕을 넣는다. 많은 카페는 일회용 설탕을 준비해놓는다. 업체마다 좀 다르겠지만 일반적으로 3g, 5g 스틱설탕을 많이 사용하는데 3g설탕을 하나 넣고 티스픈으로 가볍게 저어서 마시면 달고나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마지막에는 다 녹지못한 설탕이 가라앉아있는데 이 또한 커피맛사탕처럼 달달한 맛을 낸다. 이 맛이 마음에 든다면 다음번 에스프레소를 주문했을때는 서빙된 에스프레소에 설탕을 천천히 부어보자. 크레마가 설탕을 잠시 잡아준 후 가라앉으면 살짝 저어서 마시면 된다. 설탕을 나중에 넣으면 설탕을 넣은 것과 안넣은 것, 두가지 맛을 다 경험할 수 있다. (요즘 에스프레소 전문 매장은 처음부터 설탕을 넣고 주는 경우가 있으니 주문시에 잘 확인하자.)

 

두 번째는 소량의 우유(스팀밀크)를 넣는다. 매장에 우유가 비치된 경우가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주문하면서, 혹은 픽업하면서 소량의 우유를 부탁하자. 더 좋은 방법은 다음부터는 에스프레소 마끼아토를 주문하는 것이다. 원래 에스프레소 마끼아토는 에스프레소 위에 우유거품을 올려주는 메뉴인데, 거품과 함께 자연스레 우유도 첨가된다. 포만감이 많지않고 커피맛이 강하면서도 우유거품으로 인해 살짝 부드러운 맛이 가미되어 커피초보자에게도 추천하는 메뉴다. 물론 기호에 따라 여기에 설탕을 첨가해도 좋다.

 

 

 

이 외에도 이태리처럼 소량의 알콜이 들어가는 카페 코레토 라던가, 시판 초콜렛 조각을 한두개 넣어서 마셔도 색다른 맛을 낼 수 있다. 영 마시기 어려우면 뜨거운 물을 부어서 아메리카노로 만들어 마실 수 있다.

 

그런데 이것은 진짜 추천하고 싶다. 식사 후 너무너무 배부른데 깔끔한 커피 마시고 싶은데, 우유 들어간 커피는 싫고, 양 많은 것은 부담스러우면, 이때는 정말 에스프레소를 강력 추천한다. 커린이라면 에스프레소에 설탕 1ts 혹은 3g설탕 1개 넣고 저어서 마시면 정말 딱 어울린다.

 

에스프레소를 잘 만드는 방법은 너무나 다양해지고 세분화 되었다. 가장 기본을 잘 지키는 커피가 가장 맛있는 커피일 것이라고 본다. 이 부분은 다음번에 작성해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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